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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가 못해 희성의 생각했어? 긴 한심하기 내가지난 2016년 ‘팥죽 할머니’ 김은숙(오른쪽) 씨와 아들 가광위 씨가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 앞에서 다정하게 포즈를 취했다. 1976년 문을 연 가게는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가광위 씨 제공“나눔은 당연한 거예요. 다 끌어안고 갈 수 없는데, 가지고 있어야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50년 가까이 팥죽을 팔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 달라며 10억 원 이상을 기부한 ‘팥죽 할머니’ 고 김은숙 씨가 생전 남긴 말이다. 김 씨는 지난달 15일 급성 심근경색으로 85세에 갑작스럽게 별세했다. 2009년부터 매달 꾸준히 기부해온 서울 사랑의열매에는 지난달에도 기부금이 전해졌다. 그는 그렇게 마지막까지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나 던파할인이벤트 눔의 빛을 남기고 떠났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길을 따라가다 보면 만나게 되는 분홍색 지붕의 작은 단층 벽돌집에는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이라는 간판이 걸려있다. 아홉 살 때 어머니와 단둘이 북에서 피난 내려와 1남 1녀를 낳고 힘들게 살았던 김 씨는 1976년 이 자리에 처음 팥죽 가게를 열었다.
형편이 어려울 때 연체자무직자대출 에도 조금씩 남을 도와오다 본격적으로 나눔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딸 때문이었다. 아들 가광위 씨는 지난 2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누나가 고3 무렵부터 조현병을 앓게 되면서 아픔을 겪었던 어머니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누구보다도 잘 느끼셨다”고 했다. 김 씨는 세상에 아프고 힘든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고, 이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20 은행대학 09년 5만 원 20장을 봉투에 넣어 서울 사랑의열매를 찾아가 기부를 시작했다. 매달 100만 원 이상 기부하겠다는 약속은 세상을 떠나는 달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2018년에는 사별한 남편이 남기고 간 9억 원 상당의 아파트도 팔아 기부했다. 아들은 흔쾌히 모친의 뜻을 따랐다. “오래전부터 어머니가 그렇게 말씀해 오셨던 터라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국민주택기금대출연말정산기부금은 서울시립은평병원에 전달돼 노숙인, 이주노동자, 무연고자 등 의지할 데 없는 이웃의 수술비 및 치료비로 사용됐다. 김 씨는 금전적인 지원을 넘어 사회에서 소외되고 외로운 이들을 찾아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전했다. 이러한 선행으로 2020년 서울시 봉사상 대상, 코오롱그룹 오운문화재단 우정선행상 대상, 그리고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에서 국민포 건설프로젝트파이낸싱 장을 수상했다. 상을 받고도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했던 그는 나눔의 즐거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기부하면 내가 기뻐요. 중독 비슷하게 자꾸 하고 싶은 거 있죠. 맛으로 따지자면 하여간 맛이 있습니다.”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은 아들 가 씨가 가업을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다. 인터뷰를 진행한 날은 마침 동지 전날로 가게는 손님들로 붐볐고, 가 씨는 어느 때보다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난다고 했다. “돌아가시기 전날까지도 가게에 나오셨어요. 48년 동안 팥죽을 쑤시며 한 그릇 한 그릇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몸소 가르쳐주셨습니다.”
아들 역시 어머니의 뜻을 이어받아 서울 사랑의열매를 통해 나눔을 이어오고 있다. “어머니가 항상 하시던 말씀이 있어요. ‘할 때까지 하는 거다’ 뭐든 끝까지 지켜나가는 것이 쉽지 않잖아요. 그런데 어머니는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셨어요. 저도 어머니처럼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끝까지 해나갈 생각입니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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