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간 재밌게 본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아사코 / 키리시마가 동아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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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주일정도 동안 본 영화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재밌었네요. 이렇게 연달아 장타이상을 날리기 쉽지 않은데 기분이좋습니다.
<아사코Ⅰ&Ⅱ> 하마구치 류스케 ★★★★
국내에서는 올해 개봉한 일본 로맨스 영화 입니다.
충분히 대중적으로도 볼만한 영화인 것 같은데 상영관이 워낙 적다보니 관객이 얼마 없었던 것 같네요.
아사코의 첫사랑이었던 남자가 떠나가고 수년 뒤 똑같은 얼굴의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되는 스토리 입니다.
한줄만 읽어도 어떤식의 내용일 지 대충 예상이 가는 평범한 이야기 이지만 묘한 긴장감의 연출로 영화를 끌고 가다가 골때리는 전개로 의외로 흥미진진하고 인상적인 장면도 꽤 많아 재밌게 봤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약간 의문이었던 점은 조금은 뜬금없어 보이기도 하면서 의미심장하게 다루는 몇몇 장면들, 그리고 이정도의 멜로 영화가 작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버닝> <어느가족> 등의 작품성 있는 영화들과 함께 초청될만한 영화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조금 검색을 해 보니 역시 제가 캐치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있더군요.. <아사코>는 단순한 멜로물이 아니라 2011년 동일본 대 지진 사건과 함께 어떤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던 영화였습니다. 이 사건과 함께 일본인의 정서를 알지 못해 감상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씨네21의 송경원 평론가와 김중혁 작가가 함께 하는 무비썸 프로 인데요 <아사코>를 재밌게 보신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영상에 자막이 뜨니 2배속으로도 충분히 볼만 하실겁니다.
일반 관객이 캐치하기 어려운 이런 부분들을 찝어주는 것이 평론가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네이버 씨네21의 송경원을 제외한 일부 기자,평론가들의 <아사코> 평점과 한줄평들은 참 아쉬울 수밖에 없네요.
<아사코>는 사회적 메시지와 상징적인 부분에서 호평받은 영화이지만 일반적 멜로물로 보기에도 충분히 생각해보고 즐기며 볼 수 있는 잘 만든 영화라 생각됩니다.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요시다 다이하치 ★★★★☆
문장형 제목이 특이하면서도 뭔가 끌리지 않아 한참을 묵혀두다가 최근에 보고 상당한 만족감을 얻은 영화입니다.
일본영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좋다고 하는 추천영화들만 찾아봐서 그런지는 몰라도 종종 이런 영화를 접할때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교 배구부 에이스이면서 전교생의 선망의 대상인 키리시마라는 학생이 배구부를 그만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각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되는 이야기 입니다.
감상에 영향이 갈 수 있는 스포일러가 될까 자세히 말씀은 못드립니다만 키리시마 학생의 이야기를 슬쩍 던지면서 관련된 다양한 성향의 학생들의 이야기를 예리하게 담아내며 한데 엮어내는 방식이 상당히 독특하게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수많은 청춘영화들 중에 최고라 생각이 될 정도로 좋게 본 영화이며 특히 학생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가끔은 코미디장르인가 싶을 정도로 유쾌하면서도 학생들의 방황, 꿈과 열정, 사랑 그리고 행복 등에 대해 여러가지로 생각해보게 되고 진한 여운이 남는 강력 추천 영화 입니다. (영화제작 동아리 학생들이 특히 상당히 웃깁니다.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은 더욱 재밌게 보실 듯 하네요)
<지상의 밤> 짐 자무쉬 ★★★★
작년에 <패터슨>을 상당히 재밌게 보고 짐 자무쉬 감독을 알게되어 필모를 몇 개 찾다가 보게된 영화입니다.
<지상의 밤>의 장르는 코미디입니다. 로스엔젤러스, 뉴욕, 파리, 로마, 헬싱키 5개의 도시에서 같은 시각에 각각의 택시 안에서 일어나는 5가지의 일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담은 영화입니다.
택시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각 20여분씩의 짧은 시간동안 대화하는 내용이 전부인데 캐릭터들의 개성이 잘 살아있고 유머러스 하며 이상하게 매력적인 감성에 빠져들게 됩니다.
특히 좋았던 점은 5가지 이야기들을 보며 단순히 웃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무심한듯 메시지들을 툭툭 던져주면서 마무리 되는데 한편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은은한 여운이 남습니다.
어두운 밤 택시 안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세계 각국의 도시를 감상하면서 밤공기에 취하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패터슨>과 같이 잔잔하고 소소한 유머가 있는 영화가 취향에 맞으시는 분들은 한번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데쓰 프루프> 쿠엔틴 타란티노 ★★★★
가볍게 볼 영화를 찾다가 몇 년만에 재감상한 영화입니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들은 워낙 유명하지만 그중에 유독 <재키 브라운>과 함께 호불호가 좀 갈리는 영화입니다.
보통 불호의 이유는 타란티노의 장기인 대사가 <데쓰 프루프>에서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점 때문인데요 여성주인공들의 거친 입담, 유명한 랩댄스씬, 악역 마이크와의 묘한 긴장감 등 개인적으로 즐길만한 요소들이 취향에 맞아 재밌게 보았습니다.
하지만 <데쓰 프루프>의 가장 큰 장점은 스릴 넘치는 카체이싱 입니다. 극중 악역과 한 여주인공이 스턴트 맨/우먼인데 이 여자 배우는 영화 <킬빌>에서 우마서먼을 대신한 실제 스턴트 우먼 입니다.
영화 후반부 이 여성 스턴트맨과 함께 카체이싱이 시작되는데 어떻게 찍었나 싶을정도로 위험천만한 카체이싱이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고 타란티노의 다른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화끈하고 통쾌한 희열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타란티노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도 망설이며 안보고 남겨두신 분들도 있으실텐데 놓치지 말고 챙겨보시길 조심스럽게 추천드립니다.
http://www.cine21.com/news/view/?mag_id=48716
예전에 우연히 읽었던 허문영 평론가의 <데쓰 프루프> 비평글 인데 충분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만한 좋은 글이여서 영화를 재밌게 보신 분들도 한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네 편만 올리기엔 조금 아쉬워서 글을 쓰다보니 생각난 영화도 함께 소개해볼까 합니다.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우에다 신이치로 ★★★★☆
유명하다는 코미디영화들을 꽤 봤지만 이 영화보다 더 만족감을 주는 영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껏 영화보면서 가장 미친듯이 웃은 영화였습니다.
스토리를 간단히 말씀드리면 좀비영화를 촬영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은 영화입니다.
이걸 코미디영화로 봐야하나 살짝 애매한 느낌도 있지만 일단 장르가 공포,코미디로 되어 있네요.
보통의 코미디 영화들이 러닝타임 사이사이 웃음의 요소들이 고루 분포되어있다면 이 영화는 후반에 몰아져 있습니다.
몰아져 있는 대신에 웃음의 질이 어마어마합니다. 저는 후반 내내 영화감상이 불가능할 정도의 호흡곤란을 겪으면서 보았던 것 같습니다.
3000만원의 초 저예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어나 만듦새가 상당히 훌륭하여 일본에선 처음엔 단 2개의 영화관에서 상영을 시작 했다가 입소문이 퍼져 관객 200만명 이상에 300억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였다고 합니다.
어느 영화가 다 그렇듯이 취향이 갈릴 수 있는 데다가 꽤나 독특한 영화이기도 하고 특히 코미디물이기 때문에 추천을 드리기가 조심스럽긴 합니다.
아마 보통의 코미디 영화를 생각하면서 웃을 준비와 함께 큰 기대를 하고 보신다면 영화 초반에 저에게 많은 욕을 하다가 꺼버리실지도 모를 것 같아서 관람 포인트를 조금 설명드려야할 것 같습니다.
처음 영화를 보시면 이게 뭐지? 싶을정도로 상당히 어설프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합니다. 주변에 이 영화를 추천해본 경험상 여기서부터 기분이 팍 상하는 분들도 있을텐데요 사실 초반부분도 나름 재밌습니다. 그 어설픈 B급의 맛으로 즐기며 보는 겁니다.
어느 부분이 뭔가 의아하고 이부분은 어설프고 쟤는 뭐하는건지 등등 캐치를 하는 재미로 보시고 또한 상당한 길이의 롱테이크 장면이 나오는데 이 롱테이크가 도대체 언제까지 이어지는 것인지 홍미를 갖고 보시면 초반 부분도 나름 즐겁게 보실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재미뿐만 아니라 엔딩 크레딧과 함께 느껴지는 감동까지.. 앞서도 한번 말씀드렸지만 일본의 이런 영화들은 정말 대단하다 싶은 생각이 들고 부럽기도 합니다. 이런 독창적인 영화가 우리나라에도 많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스위스 아미 맨> 댄 콴 ★★★☆
독특한 영화를 소개해 드린 김에 예전에 봤던 이 영화가 생각나서 하나 더 소개해 드립니다.
무인도에 표류하는 남자가 바다에 쓸려온 시체를 발견하고 함께 살아가는 스토리 입니다. 해리포터가 시체로 출연합니다 ㅋㅋ
시체를 스위스 아미 나이프(다용도칼) 처럼 사용한다 해서 제목이 <스위스 아미 맨> 입니다.
골때리는 이 설정 때문에 상당한 B급 정서의 병맛 웃음을 유발하지만 단순한 B급 코미디 영화는 절대 아닙니다.
주인공 남자가 시체와 함께 살아가면서 하는 이야기들에 관심을 기울이며 보다 보면 중반 넘어서 감독이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느낌이 오게되고 막바지엔 무언가 오묘하면서 힐링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다소 더럽기도 하고 저급한 소재들을 가지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하지만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상당히 기발한 영화 입니다.
아마 호불호가 꽤 갈릴 수 있을거라 생각되고 어떤 분들에겐 인생영화가 될 수도 있는 좋은 영화라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본 영화들 중에 가장 웃긴 오프닝이 아니었나 싶은데 호기심이 당기시는 분들은 초반 오프닝만 한번 봐 보시고 볼지 말지 결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시체를 다루는 내용이 유쾌하게 그려지기 때문에 혐오스럽지는 않지만 조금 비위상하는 장면이 있을 수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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