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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한 조선업 협력업체에서 인사·회계 담당으로 일하는 백모(61)씨는 작년 법적 정년인 60세를 넘겼지만, 아직 회사에 남아 있다. “일할 사람이 없으니 좀 더 근무해 달라”는 회사 요청에 따라 퇴직 후 계약직으로 재채용된 것이다. 백씨는 “친구들 중에는 정년 맞춰서 일을 그만두기도 했는데, 나는 진작부터 회사와 더 일하기로 얘기했다”며 “연금 나오려면 몇 년 남기도 했고 아직 몸도 건강해서 65세까지는 일하려고 한다”고 했다. 올해 가을에도 한 차례 계약을 연장해 내년에도 회사에 남아 있을 예정이다. 신종플루유급휴가
지난해 60세 정년을 넘겨 일을 그만뒀다고 응답한 퇴직자가 77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7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평생 대부분을 일한 ‘주된 일자리’를 법적 정년 이후인 60~64세에 그만뒀다는 응답자가 지난해 77만명으로 1년 전(73만2000명)보다 5.2% 늘었다. 55세 정년이 60세로 연장된 2016 비면제 년(36만2000명)과 비교하면 거의 두 배로 늘었다.



그래픽=백형선


이 수치에는 임시직으로 일하다 60세 이후에 일을 그만둔 사람은 포함되지 않는다. 중장년기 대부분을 보낸 전일제 직장에서 정년이 지난 뒤에도 고령 대학생개인돈 자 계속 고용 방식으로 더 근무하다 그만뒀거나 정년이 아예 60세 이후로 정해져 있는 직장을 그만둔 퇴직자를 합친 숫자다. 법적 정년 연장 논란과는 별개로 실제 일터에서는 정년이 지났더라도 필요한 인력을 계속 고용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건설… 숙련 노동자는 60 넘어도 대접받는다
정년을 훌쩍 넘겨 일하는 60대가 늘어 학자금대출 전환신청 난 것은 무엇보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국민연금 수급 연령 지연으로 일하려는 60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작년에 퇴직한 1964년생까지는 국민연금을 63세부터 받을 수 있었는데, 4년 뒤에 퇴직하는 1969년생부터는 6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소득 크레바스(협곡)’가 5년 발생한다. 이 공백을 메우려는 60대가 늘면서 60~64세 경제활동 참 성남통합 가율은 작년 65.8%로 20년 전(54.3%)보다 11.5%포인트나 올랐다.
중소·중견 제조업 중심의 구인난도 고령자가 계속 일하게 되는 이유다. 특히 조선·건설 등 숙련 근로자가 필요한 업종을 중심으로 경험이 부족한 신입보다는 연륜이 쌓인 고령 직원을 퇴직 후에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방식의 ‘고령자 계속 고용’ 붐이 일고 있는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정년 연장 논의가 나오는 가운데, 고령자 계속 고용 기업을 늘려 청년 고용 위축 등 부작용 없이 60대의 소득 공백을 줄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력난이 심한 중소기업과 달리 대기업은 정년이 연장되면 청년 고용을 줄이고 자동화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우리나라보다 17년 먼저 초고령화 사회를 맞은 일본은 고령자 계속 고용을 일찌감치 제도화했다. 일본의 법적 정년은 1994년부터 우리나라와 같은 60세다. 일본 역시 우리나라처럼 정년을 65세로 연장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기업 부담을 늘려 청년 고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다른 선택을 했다. 2013년 ‘고령자 고용 안정법’을 시행, 정년 연장과 정년 폐지, 고령자 계속 고용 중 한 가지를 선택하도록 했다. 재채용된 60대의 임금이 정년 이전보다 급격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일본에서도 논란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작년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자 1000명 이상 일본 대기업 남성의 60~64세 임금 수준은 정년 전인 55~59세의 70%에 그쳤다.
60대 이상 고령자 상당수가 저임금인 단순 노무직에 주로 종사하는 상황에서 고령자 계속 고용을 지금보다 활성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27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인구·고용 동향 &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고용률은 37.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하지만 일자리 유형별로 보면 단순 노무직 비율이 3명 중 1명꼴인 35.4%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기계 조작원(15.0%)이었다. 재취업에 성공한 고령자 상당수가 영세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저숙련·육체 단순 노동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